억새밭에 숨어 소리 내어 엉엉 울었다. 겹겹이 쌓인 업장이 모두 소멸될 때까지 울었다. 왕족으로 태어났지만 성 밖에 버려졌고 애꾸가 되었다. ‘세달사’의 승려로 자랐지만 세상사에는 미련이 많았다. 산적 ‘기훤’과 ‘양길’을 만났고 지방호족 무역상의 아들 왕건을 만났다. 그리고 나라를 건..